비가 와서 멀리 가기 싫었어요. 고양은 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지만 보고, 우산 하나로 끝내려고 시간을 잡았거든요.
예전에 읽은 글이 아직 맞나 싶어서 날짜를 봤어요. 계절 얘기가 있는 글이 그나마 최근이더라고요.
엘리베이터 버튼이 하나뿐이었어요. 아래층에서 잠깐 서 있는 동안, 같이 간 사람이 층수를 한 번 더 말하더라고요.
방은 사진보다 좁았어요. 그래도 시트는 막 갈린 티가 났고, 수건은 안 마른 상태였거든요. 창이 없어서 시간이 얼마나 갔는지는 잘 모르겠어요.
나오고 나서 골목을 한 번 더 봤어요. 다음엔 간판 색만 기억해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. 들어올 때 놓친 간판은 그제야 찍어 뒀어요.
기억에 남는 건 물잔 둔 자리예요. 의자 팔걸이라 손이 바로 가더라고요.
오래 안 서서 다행이에요. 같은 시간대를 또 잡을 때는 유정당에서 대기 얘기 있는 글만 걸러 둘 거거든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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